4월 17일부터 다주택자 주담대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2조 7천억 원 규모의 대출이 올해 만기를 맞지만, 매물 출회가 곧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를 데이터로 살펴봅니다.
다주택자 1만2천 건,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옵니다. 4월 17일부터 이 대출들의 연장이 막혔습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 매물을 끌어내겠다는 계획이지만, 시장은 그보다 복잡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기존 담보대출 만기를 연장할 수 없습니다. 그간 3년 만기 후 1년씩 반복 연장하던 관행을 차단한 것입니다.
규모를 보면 체감이 됩니다. 다주택자 일시상환 주담대 총 잔액은 약 4조 1천억 원 (1만 7천 건)에 달하며, 이 중 올해 만기 도래 물량만 2조 7천억 원 (1만 2천 건)으로 추산됩니다. 대출을 연장하지 못하면 상환하거나 매각해야 합니다. 정부가 의도한 것은 후자입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세입자가 있는 경우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연장이 허용됩니다. 4월 1일 기준 유효한 계약이면 최대 2028년 4월까지 시간이 생깁니다. 이 예외 조항이 실제 매물 출회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의 흐름은 명확하게 갈렸습니다.
KB부동산 기준 4월 1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상승하며 4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습니다. 강남구는 6주 연속 매매 약세를 기록했고, 서초구도 매매 상승폭(0.01%)이 전세(0.23%)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반면 전세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강북구 전셋값은 0.88% 올라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전 자치구에서 전세가가 하락한 곳은 없습니다.
딸깍홈즈 실거래 데이터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됩니다. 성북구의 경우 2025년 1월 평균 거래가는 약 7.94억 원이었는데, 2026년 들어 약 9.96억 원으로 상승했습니다. 강북권 비규제 지역의 매매가가 먼저 반응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 엇갈린 흐름의 원인은 수요 구조에 있습니다.
매매 쪽에서는 금리 부담이 여전히 높습니다. 4월 현재 주담대 금리는 평균 4.26% 수준이며, 고액 대출에는 최대 0.25%p 가산금리가 추가 적용됩니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더라도, 매수할 실수요자의 대출 여건이 충분히 풀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전세 쪽에서는 공급 감소가 작동합니다.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될수록 임대 물건이 줄고, 전세 수요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어납니다. 매수 포기 → 전세 유지 선택이 늘어나는 것도 전세 수요를 떠받치는 요인입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에 대한 LTV 규제 적용도 변수입니다. 우회 대출 경로가 줄면서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워진 투자 수요가 일부 시장에서 빠지고 있습니다.
이번 규제의 핵심 효과는 매물 출회 유도이지, 가격 직접 하락이 아닙니다. 실제로 매물이 나오더라도 다주택자들은 세금 부담과 시장 눈치를 보며 급매보다 버티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차인 예외 조항이 이 여유를 제공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강남권 고가 매물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강북권 실수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반기에 만기 도래 물량이 집중되면 매물 출회 압력이 높아질 수 있으나, 금리가 내려주지 않는 한 실질적인 거래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보는 매물이 급매인지, 아니면 버티기의 끝인지를 구분하는 일입니다.
이 글은 공공 실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